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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문, 크래프톤 웨이 - 배틀그라운드 신화를 만든 10년의 도전, 김영사

booksworld 2025. 5. 31. 19:48

 

1. 프롤로그 — “우리는 빠른 추격자가 아니다. 최초의 선도자가 될 것이다.”

저자는 2007년 6월 판교의 허름한 창고에서 시작된 블루홀 스튜디오의 첫 모임을 재구성하며 서문을 연다. ‘개발자×창업자×게이머’라는 세 가지 정체성이 뒤엉킨 창업 멤버들은 **“한국형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만들겠다”**는 치기 어린 구호를 외쳤지만, 첫 작품 TERA는 시장 타이밍을 놓쳐 치명적인 흑자를 냈다. 실패의 잔해 위에서 그들은 스스로를 ‘KRAFT(수공) + ON(작동)’이라 정의하며 크래프톤으로 재탄생한다.


2. 여섯 막으로 읽는 성장 서사

막기간코드명핵심 이벤트
1 2006–07 Ground Zero 6인 창업·첫 투자 30억 확보
2 2007–11 Bluehole Days TERA 출시·적자 478억
3 2012–15 Mobile Mirage 9종 프로토타입 폐기·직원 감축
4 2016 One Shot One Kill 아일랜드 모더 ‘플레이어언노운’ 영입
5 2017–19 Winner Winner PUBG PC 7000만 장 판매·모바일 가입자 10억 명
6 2020– Global Guild 인도 서비스 중단→재런칭·KOSPI 상장
 

3. 크래프톤만의 조직 문법

3-1. 스튜디오 연방제

크래프톤 본사는 ‘통제’ 대신 ‘조율’ 역할만 맡는다. 각 스튜디오는 손익과 개발 방향을 스스로 책임지며, 연 2회 “발표가 아니라 토론” 형식의 심사만 거친다. 이 자율-책임 구조가 PUBG의 9개월 초고속 개발을 가능케 했다.

3-2. 실패 할당제

사내 규정에 ‘1 Launch : 2 Kill’ 룰이 있다. 한 타이틀을 런칭하려면 최소 두 개의 프로토타입을 자발적으로 폐기해야 한다. 실패 기록을 공유한 팀은 연말 평가에서 오히려 가산점을 받는다.

3-3. 글로벌-퍼스트 UX

UI 문구를 영문으로 먼저 작성 → 한국어 현지화 과정을 거쳐 “글로벌 원빌드”를 표준화했다. 초기 추가 비용은 컸지만, PUBG Mobile이 200개국에 동시 론칭될 때 현지화 딜레이가 ‘0일’이었다.


4. 장별 핵심 포인트

장제목읽을 거리
1 “Founder’s FAIL Log” 창업 첫 1000일간의 월별 손익계산서·은행 대출 담보 목록
2 “TERA의 황혼” 부분유료화 대세 전환을 못 읽은 원인 분석
3 “모바일 신기루” Clash of Clans 클론 실패 후 ‘멀티 플랫폼’ 전략으로 선회
4 “브렌던의 DM” 드로그헤다 출신 모더와의 디스코드 계약 과정
5 “Steam D-Day” 2017-03-24 새벽 01:00~10:38 긴급 패치 타임라인
6 “인도·NDA·IPO” 정부 규제·데이터 이전·소프트뱅크 투자 비화
 

5. 게이머가 반길 이스터에그

  • PUBG 내부 코드명 Project Plung – ‘Player Unknown’의 장난스런 오타.
  • 블루존 데미지 수식은 기상청 레이더 감쇠 모델을 변형해 만들었다.
  • 에란겔 학교의 낡은 벽지 텍스처는 장병규 의장의 실제 초등학교 사진을 8-비트화 한 것.

6. 스타트업·PM·개발자를 위한 토론거리

  1. 자율 조직이 ‘책임 부재’로 흐르지 않으려면 어떤 보완 장치가 필요한가?
  2. ‘실패 할당제’가 복지 포퓰리즘으로 변질될 위험은 없나?
  3. 플랫폼 주도권(PC→모바일→콘솔)이 3년 주기로 변할 때, 제품 로드맵은 몇 년 단위로 설계해야 하나?
  4. 한 국가의 규제(인도)로 매출 28 %가 사라진 상황을 가정하고 리스크 플랜을 짜보라.
  5. 스튜디오 연방제가 가능하려면 본사 지원 조직(인사·법무·IR)은 어디까지 슬림화할 수 있나?

7. 문체와 가독성

이기문의 글은 리포터의 숫자 감각소설가의 장면 연출이 교차한다. 회계 법인 실사표·사내 메일·디스코드 로그까지 출처를 푹신한 내러티브 안에 녹여내 ‘논픽션의 재미’와 ‘비즈니스 교재의 유용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8. 약점과 한계

  • 포스트-IPO 공백 – 2021년 이후 M&A(언노운 월즈, 스트레이스턴디오) 이야기가 두세 쪽으로 축약돼 아쉽다.
  • 현장 노동자의 시선 부족 – QA 외주·콘텐츠 모더레이터의 과로 문제는 피상적으로만 언급된다.
  • 투자·거버넌스 심층성 – 카카오·틱톡 등이 거론된 SPC 재편 협상은 ‘각주’ 처리돼 맥락 파악이 어렵다.

9. ‘읽기-전-체크리스트’

단계팁
1 서문 다음의 연표를 먼저 훑어 사건 흐름을 잡는다.
2 각 장 끝 ‘Internal Memo’ 상자를 클리핑하면 실무 벤치마크 자료로 활용 가능.
3 PUBG 라이브 서비스를 하는 스튜디오는 지표 항목(DAU·ARPPU·데브옵스 SLA)을 현재 지표와 비교해본다.
4 부록의 20개 토론 질문으로 팀 세미나를 열어 조직·문화 개선안을 도출해본다.
 

10. 결론

《크래프톤 웨이》는 단순 성공 신화가 아닌 실패 관리 매뉴얼이다. 크래프톤은 ‘가장 많이 넘어져 본 팀’이 ‘누구보다 빨리 일어나는 팀’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게임 산업뿐 아니라 불확실성을 먹고 사는 모든 혁신 조직에게 이 책은 “실패를 자산화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주는 귀중한 씽크탱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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