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이은재, SHUT UP! AND DANCE? 1~3권 세트, 송송책방

booksworld 2025. 5. 31. 14:51

 

 

풋풋한 청춘의 리듬을 안고

『SHUT UP! AND DANCE?』 1~3권 세트를 읽다


고등학교의 어두운 복도, 이른 아침 체육관 바닥에 낮게 깔린 먼지, 이어폰에서 새어 나오는 드럼 킥, 첫사랑의 심장박동. 그렇게 시작되는 하이스쿨 로망스 『SHUT UP! AND DANCE?』는 뛰는 가슴을 그대로 페이지에 눌러 담은 만화 세트이다. 『TEN』과 『ONE』으로 무거운 학교 폭력 문제를 그렸던 이은재가 이번에는 같은 학교를 무대로 상큼하고 열정 가득한 댄스동아리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1. 세트 구성과 기본 정보

세트는 총 3권으로, 2021년 5월 27일 송송책방에서 동시 출간됐다. 권당 148 × 210 mm 국판, 평균 390쪽 내외, 세 권 합계 약 1,170쪽 분량이다. 세트 정가는 48,000원이지만 현재 온라인 서점 예스24 기준 10 % 할인된 43,2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 저자 / 그림 : 이은재
  • 출판사 : 송송책방
  • 발행일 : 2021-05-27
  • 연재 원작 : 네이버웹툰 2019 가을 – 2021 봄

2. 작가가 전하고 싶은 것

이은재는 전작에서 폭력, 억압, 생존을 다뤘다. 이번에는 “춤”이라는 행위를 통해 몸의 언어를 탐구한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춤은 침묵 속 고백”이라고 표현했다. 말로 꺼내지 못한 감정이 팔다리를 통해 흘러나와 리듬이 되고, 결국 무대 위에 자아가 선다. 그래서 독자는 캐릭터가 스텝을 밟는 순간마다 그들의 내면 독백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3. 세계관과 주요 인물

  1. 문유진
    새벽마다 연습실을 지키는 스트릿 댄서. 자유를 갈망하지만 가부장적 집안과 성적 지상주의 학교 사이에서 흔들린다.
  2. 송라온
    완벽주의 전교 1등. 발레 10년 경력이 있지만 동아리에선 자신의 ‘클래식함’을 숨기고 싶어 한다.
  3. 진태경
    밴드부 드러머 출신이지만 무대로 돌아오고 싶어 댄스동아리에 합류한다. 박자와 그루브에 대한 이해로 팀의 숨은 리더가 된다.
  4. 곽민서
    음악교사이자 동아리 담당 선생. 과거 아이돌 데뷔 직전까지 갔지만 포기한 이력이 있어, 학생들의 열정을 부러워하면서도 누구보다 현실 조언을 건넨다.

작가는 네 명 모두에게 **“춤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는 감정”**을 하나씩 쥐여 준다. 이것이 서로 얽히며 서사가 굴러간다.

4. 각 권 자세히 들여다보기

1권 ― “비트에 맞춰 입을 닫다”

  • 동아리 가입 테스트
  • 첫 MT와 생일 파티
  • 문유진의 가정 갈등 폭발

1권은 캐릭터 소개와 갈등 씨앗 심기에 집중한다. 특히 유진이 아버지와 싸운 뒤 혼자 체육관을 빌려 새벽까지 연습하는 장면은, 붓펜 터치로 표현된 떨리는 손끝 덕분에 온전히 ‘소리 없는 음악’을 체험하게 만든다.

 

2권 ― “우리가 맞추는 카운트, 1-2-3-4”

  • 지역 청소년 댄스 배틀 예선
  • 송라온의 과거 발레 영상 유출 사고
  • 팀 해체 위기와 재결성

라온의 비밀이 폭로되는 파트에서 SNS 댓글이 페이지 가득 흘러내리는데, 작가는 말풍선을 과감히 없애고 타이포그래피만으로 압박감을 준다. 이후 동아리방 전등이 꺼진 어둠 속에서 네 명이 손을 맞잡는 장면은, 만화적 시간 정지 기법이 극적인 여운을 남긴다.

 

3권 ― “무대 위에서 우리는 이름이 없다”

  • 전국 고교 퍼포먼스 콘테스트 본선
  • 태경의 고백, 유진의 선택
  • 마지막 커튼콜과 에필로그

3권은 80쪽 분량의 ‘라이브 배틀’ 시퀀스로 절정에 이르며, 흑백 원고에 화면 분할·클로즈업 – 풀샷 리듬을 반복해 실제 공연 영상을 보는 착각을 준다. 결말부에서 작가는 **“춤추는 동안만큼은 모두가 동등하다”**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5. 작품이 던지는 네 가지 화두

  1. 자유와 규율
    몸을 던져 자유를 찾지만, 팀워크라는 규율 안에서만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역설.
  2. 말보다 행동
    캐릭터는 춤으로 속내를 말한다. 침묵이 가장 큰 목소리가 된다.
  3. 청춘의 상처 치유
    갈등은 끝까지 해결되지 않는다. 대신 함께 땀 흘린 시간 자체가 상처를 봉합한다.
  4. 예술과 생계
    고등학생에게도 예술은 ‘커리어’가 되며, 현실적 두려움과 직면한다.

6. 문체와 연출

이은재 특유의 세밀한 펜선과 채도 낮은 스크린톤이 여백을 살린다. 회상은 파스텔톤 단색 배경, 현재 시점은 음영이 강조된 흑백 대비로 구분해 시간 흐름을 명확히 한다. 대사량을 줄이고 인물 눈동자 클로즈업을 자주 활용해 **“고요한 절정”**을 구현한다.

7. 댄스·음악 레퍼런스 해설

작품 곳곳에는 스트릿 재즈, 걸스 힙합, 팝핀, 발레 등이 얽힌 안무 시퀀스가 삽입된다. 예를 들어 2권 배틀 예선곡은 실화 DJ인 DJ Okawari의 「Flower Dance」, 3권 본선곡은 WALK THE MOON의 「Shut Up and Dance」로 설정돼 있다. 음악을 함께 틀어 놓고 읽으면 ‘원 소스 멀티 익스피리언스’로 확장된다.

8. 독서 포인트

  • 연재판 대비 추가 컷
    신규 일러스트 32p와 미공개 에필로그 수록.
  • 각 권 말미 Q&A
    동아리 운영 팁, 실제 춤 연습 루틴 공개.
  • 초판 한정 부록
    투명 포토카드 4종 + A3 양면 포스터.

9. 이렇게 읽으면 더 좋다

  1. 플레이리스트 만들기
    장마다 등장하는 음악을 모아 재생하며 읽기.
  2. 친구와 역할 나눠 낭독
    대사를 나눠 읽으면 무대 리딩 경험 가능.
  3. 다시 보기
    결말을 알고 재독하면 초반 숨겨진 복선이 드러난다.

10. 추천 독자

  • 댄스나 음악에 관심 있는 10대 – 20대
  • 하이스쿨·청춘물 팬
  • 전작 『TEN』『ONE』을 읽고 더 밝은 이야기를 원한 독자
  • 웹툰 원작 단행본을 컬렉션으로 모으는 사람

11. 마무리 ― 입을 닫고, 움직임으로 말하기

『SHUT UP! AND DANCE?』는 말 대신 리듬으로 소통하는 세대의 성장담이다. 교실, 가정, 사회가 강요하는 ‘정답’ 속에서도 몸은 언제든 자유롭게 박자를 탈 수 있다는 선언이 담겨 있다. 세 권에 걸친 드라마를 다 읽고 책을 덮을 때, 독자는 자연스레 발끝으로 리듬을 두드리며 이렇게 중얼리게 된다. “상관없어, 음악은 이미 시작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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